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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 크리스마스
** 아래의 글은, 지난해(2010년)에 써 두었던 글입니다. 슬픈 크리스마스
성탄절인 어제, 어느 교회 앞을 지날 때 입니다. 산타클로스 복장을 한 교회직원들이 회당으로 입장하는 사람(신자)들에게 빵을 나누어 주더군요. 나도 모르게 걸음을 멈추고, 물끄러미 그 광경을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먼 옛날, 어느 한때의 생각(추억)이 떠올랐기 때문이었습니다. 산타 복장의 한 직원이 나에게 빵을 내 밀었습니다. “성탄절입니다. 복 받으십시오.” 나는 약간 당황했습니다. “나는 교인이 아닙니다.” “상관없습니다. 받으십시오. 따뜻한 커피도 있는데, 드릴까요?” “아닙니다. 빵만 주셔도 감사합니다.” 교회 앞을 떠나 골목길로 접어 들어서서 그 빵을 먹었습니다. 샌드위치인데 식어서 차가왔지만 매우 맛있더군요. 그리고 옛날의 일을 회상했습니다.
내가 초등학교 4학년 때의 성탄절이었습니다. 그날 교회에서, 오늘날의 가게에서 판매하는 600~700원짜리 만한 고급 빵 3개가 담김 봉투를 선물 받았습니다. 당시엔 그게 한 개에20환(환이란,1962년 이전 시절의 화폐단위로 당시의 10환은 오늘날의 300~400원정도의 가치가 되겠습니다.)씩 이었는데, 10환에 3개씩인 풀빵(구운 빵)에 비해서 크고(120그램) 맛이 좋았기 때문에 고급 빵이라고 했었습니다. 즉석에서 먹어버리는 친구들도 있었습니다만, 대부분의 친구들을 집으로 들 가져갔습니다. 나도, 평소에 먹어보지 못했던 그 빵이 매우 소중한 보물처럼 생각이 되어서 두 손으로 감싸 안고서 교회를 나섰습니다. 집에 있는 동생과 나누기 위해서였습니다. 동생은 나보다 3살 아래인 여자인데, 키가 나보다 더 크고 힘도 셌습니다. 나는 6살 때에 중병(重病)을 앓았던 후유증으로, 성장발육이 더디어서 체격이 왜소하고 힘도 약했었습니다.(지금도 그렇습니다.) 당시에 동생과 나는 대단히 불평등한 약속(조약-條約)을 맺고 있었는데, 동생에게 과자, 사탕 빵 등의 음식이나 장난감, 학용품이 생기면(얻어지면) 동생의 임의에 따라서 나누고 즉 동생이 전부가지거나 아니면 자기 마음에 내키는 대로, 1/3이나 1/5또는 1/10을 내게 주도록 하고, 나에게 그러한 것들이 생기면 이유(조건)없이 절반씩 나누어 갖도록 하자는 것이었습니다. 동생의 억지와 강압(强壓)에 의한 약속이었지만 그렇게 따를 수밖에 없었습니다.
각설(却說), 빵 봉투를 안고 집으로 돌아가던 중에 깡패아이들을 만났습니다.(당시엔 5~6학년이나 중학생 아이들 대여섯 명으로 조직된 불량배 패거리들이 많았었습니다.) “야아~ 임 마. 너 이리와! 보듬고(안고)있는 게 빵이지? 이리 내놔!” “내 동생한테 갖다 줄 건데...” “안 내놔? 맞을래?” 주지 않으려고 버티다가 서너 대 얻어맞고서는 결국 빼앗겼습니다. 그리고는 내가 타협을 했습니다. “두개는 너희들이 먹고 한개만 돌려다오. 그 대가로 다음 일요일에 교회에 연보(捐補-헌금)로 바칠 10환을 너희들에게 주겠다.” “약속 지켜라? 안 지키면 다시는 교회에 다니지 못하게 하겠다.” 마치 선심이라도 쓰는 듯이 한 개를 돌려주었습니다. 집으로 돌아가자 동생이 대뜸 손을 내밀었습니다. “교회에서 빵 받았지? 내놔!” 표정과 언행이 조금 전에 당했던 깡패아이들하고 흡사하다고 생각이 되어 무서웠었습니다. 그리고는 빵 한 개를 내 주었습니다. “왜 한 개냐? 세 개씩 받은 줄을 내가 다 아는데, 두 개는 네가 먹었지?” “아니야 깡패들한테 뺐꼈어.” “깡패들한테 뺐겼거나 네가 먹었거나 상관없어. 나는 한개만 받았으니까 반개는 나중에 또 갚아.” 그러면서 저 혼자서만 먹었습니다. 교회 선생님이 나 먹으라고 주신 빵인데, 2개는 깡패들한테 뺐기고, 1개는 동생한테 주고, 그리고 또 깡패들한테 10환, 동생한테 빵 반개를 빚진 참으로 슬픈 크리스마스였습니다. 그 후로 나는 교회에 다니지 않았습니다. 그 깡패들이 무섭기도 했지만, 괜스레 하느님이 원망스럽기도 했었습니다. 그리고 동생과의 그 불평등조약은 그 후로도 오랫동안, 우리들이 성인(成人)이 된 후에까지도 지속됐었습니다. 동생은, 지금도 월수입 400~500만원의 직업(직장)인이고, 나는 오래전에 은퇴하여 월 50만원미만의 생활비로 생활하는 무직(실업)자이기에 망정이지, 만일에 우리의 사정(처지)이 바뀌었더라면 지금도 내 수입의 절반은 자기 것(몫)이라고 우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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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타민j
2011-06-25 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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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년기 시절 성탄절 날 회상에 잠기면서 입가에 웃음이 번져오네요. 옆 마을을 지나가야 교회를 갈수가 있었답니다. (2Km) 1~2 학년 때 성탄절에 받았던 노트 한권 연필 한 자루 때문에 즐거웠구요. 짓궂은 친구들은 고무신을 바꿔 신고 오기도 했답니다. 20대에 주님을 만나고서야 그 때 그 성탄절이 그리워졌답니다. 아마 주님께서 올 성탄절에는 더 크고 아름다운 선물을 최봉암 성도님께 주실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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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호수아
2011-06-26 1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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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3학년 크리스마스가 가장 기억이 납니다. 저도 2Km 걸어서 유덕교회에 다녔었는데.. 그해 성탄절엔 눈이 몹시도 많이 내렸었습니다. 새벽송을 돌기 위해 친구들과 함박눈이 내리는 새벽길을 재잘거리며 걸었던 기억이 나네요.. 크리스마스의 추억은 뭐니뭐니해도 새벽송아닐까요? 하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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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봉암
2011-06-28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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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경하는 두 분 선생님. 감사합니다. 언제 찾아뵙고 인사드리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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