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장흥교도소 1기 2주차가 있는 날입니다. 아침 일찍 임동락 진행자님의 차량에 다섯 명이 함께 동승하여 그곳에 도착하였습니다. 여느 때처럼 7개의 문을 지나 강당에 들어서고 나니 지난주와는 달리 강당의자가 모두 깨끗이 치워져 있습니다.
색소폰을 너무도 멋지게 부시는 67세 빵모자 형제님과 형제님이라 부르기에는 너무도 죄송스러운 백발의 85세 형제님의 모습은 함께 헌신하는 스태프들의 마음을 너무도 감동스럽고 숙연하게 만듭니다.
특별히 장흥교도소는 초범이면서 장기수들이 수용되어 있는 곳입니다. 서둘러 개설준비를 끝내고 나니 밝은 얼굴로 48명의 지원자 아버지들이 들어옵니다. 아버지에게 보내는 편지를 함께 나누는 시간... 면회 오신 아버지가 이제는 너무도 연약해지셔서 제대로 앉지도 못하시는 모습을 보고 비통함에 눈물을 흘렸다는 한 형제님은, 지난날을 모두 돌이켜 봐도 아버지께서는 자신에게 아픔과 고통을 주신 기억은 하나도 없다 하였습니다.
늦은 밤 귀가하셔서 늘 자신들의 방에 들러 까칠한 얼굴을 부비며 사랑한다 하셨던 아버지의 모습을 되뇌며.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하고 울먹였습니다. 오직 사랑 밖에 받은 게 없는데. 자신은 이렇듯 아버지에게 커다란 아픔을 남기고, 86세 노구의 아버지는 그런 아들을 잊지 못해 먼 길을 찾아온다 하였습니다.
한 아이의 아빠라 하면서도 아이에 대해 한사코 말하기를 꺼려하는 한 아빠는 아내와 아이에게 사무친 회한을 토로하였습니다. 아내와 아이 얼굴보기가 너무 죄스러워 아내가 용기 내어 새 삶을 찾았으면 좋겠다고...아내의 면회를 거절하고 아버지학교에 나왔습니다.
지원자 형제들의 사연은 이렇듯 하나같이 모두의 마음을 아프게 합니다. 인생의 전반전. 한순간의 잘못된 판단으로 아내와 아이들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안겨 주었습니다. 그래서 아버지학교의 사역이 더욱 귀한 듯도 보입니다. 하프타임을 끝내고 이제 다시 시작되는 인생의 후반전을 위해 아버지학교에 나온 형제들. 이제 다시는 가족들에게 아픔을 주지 않고 행복하게 살게 해주겠노라. 멋진 아버지, 남편, 아들이 되어 보겠노라. 이렇게 새로운 다짐들로 가득 찬 장흥교도소 2주차였습니다.
현장보고 | 장흥교도소 첫 아버지학교 현장에서
하나님의사람
